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보기해도 화를 안냈어요. 감정 기복 조절이 잘 되더라고요. 마스터스라서.”
‘아기곰’ 임성재(27·CJ)가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준우승이 가장 좋은 성적인데, 2022년 공동 8위보다 높은 순위로 올해의 마스터스를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임성재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총상금 21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3개로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나흘동안 꾸준히 언더파를 써내며 안정감을 뽐낸 임성재는 “이번 주에는 진짜 거의 화를 안냈다.
보기해도 화가 나지 않더라. 마스터스여서 그런가 보다”며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밸런스가 괜찮았다.
샷과 숏게임, 경기운영 등 밸런스가 좋아 이 어려운 메이저대회에서 톱5에 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2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은 임성재는 4(파3) 5(파4)번 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적고 살짝 흔들렸다.
“마지막 날이어서 잘 치고 싶고, 순위도 유지하고 싶어 긴장했다.
오거스타는 초반에 버디를 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른데, 전반에 연속 보기 때문에 조금 부담이 됐다”고 돌아본 그는 7(파4) 8(파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전반을 언더파로 마쳤다.

순위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동력은 13번홀 이글. 홀까지 218m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클럽을 선택한 게 완벽한 스윙으로 이어졌다.
완벽한 샷으로 이글을 잡아낸 임성재는 “감정기복을 잘 조절하면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운 의미있는 대회”라고 총평했다.
마스터스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임성재는 24일부터 서원밸리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 출전한다.
1년 만에 국내무대에서 팬들을 만나는 임성재는 마스터스 호성적으로 침체한 KPGA투어의 강력한 흥행카드로 떠올랐다.


한편 올해의 ‘마스터스’는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5)가 차지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잉글랜드의 저스틴 로즈와 연장 승부를 펼쳤는데, 1차 연장에서 버디를 따내 감격스러운 마스터스 첫우승을 일궈냈다.
매킬로이는 이날 우승으로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2011년 US오픈을 시작으로 이듬해 PGA챔피언십을 따낸 매킬로이는 2014년 디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했지만, 마스터스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혈투 끝에 마침내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된 매킬로이는 우승확정 순간 그린에 무릎을 꿇은 채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이번 우승으로 올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승째를 따냈고, 통산 29승째를 수확해 30승에 1승 차로 다가섰다.
남자골프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진 사라젠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이후 여섯 번째다.
우즈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게 2000년이니, 무려 25년 만에 ‘황제의 절친’이 계보를 이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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