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퍼펙트게임' 아직 없어
프로 이전 '퍼펙트게임'은 여러 차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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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전 빙그레 이글스 감독은 대한해운공사 시절인 1964년 조흥은행전에서 '퍼펙트게임'을 수립했다. 김 전 감독은 2023년 타계했다. /뉴시스 |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한국프로야구 43년 역사에서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은 기록이 ‘퍼펙트게임’이다. 퍼펙트게임은 말 그대로 ‘완전 경기’, 9이닝 동안 한 명의 투수가 한 명의 타자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은 경기를 말한다. 4월15일 잠실 경기에서 LG 트윈스 4명의 투수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역대 4번째 팀 노히트노런을 기록해 새삼 퍼펙트게임이 관심사로 등장했다.
그동안 KBO리그에서는 14차례 노히트노런이 나왔지만 퍼펙트게임은 없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24회, 일본프로야구에선 16회 퍼펙트게임이 있었지만 우리하곤 인연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최근의 퍼펙트게임은 2023년 뉴욕 양키스의 도밍고 헤르만이 달성했고, 일본에선 2022년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사키 로키(LA 다저스)가 이 엄청난 기록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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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철은 1997년 5월23일 대전 OB 베어스전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한 명을 출루시켜 국내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퍼펙트게임'에 가장 근접한 기록을 세웠다. /뉴시스 |
KBO리그에서 퍼펙트게임에 가장 근접했던 한국 선수는 정민철(전 한화)이었다. 정민철은 1997년 5월23일 대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까지 안타와 사사구를 단 하나도 내주지 않고 삼진 8개를 잡으며 8-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8회 심정수를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1루에 출루시켜 역사적인 대기록을 놓쳤다.
프로야구에선 퍼펙트게임이 한 차례도 없었지만 프로 출범 이전 아마추어에선 여러 차례 있었다. 해방 이후 최초의 퍼펙트게임은 1958년 5월22일 휘문고 2학년 우완 투수 강남규의 팔에서 작성됐다. 강남규는 이날 용산 육군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서울시 예선 서울공고전에서 퍼펙트게임을 이뤄냈다. 당시 국내엔 퍼펙트게임이란 용어 자체가 생소했던 시절이라 완봉승이라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퍼펙트게임으로 정정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강남규는 상업은행과 휘문고 감독을 거쳐 프로야구 초창기 OB 베이스 스카우트로 활동했다.
1967년 9월12일 성남고 한장철은 제21회 지구별 초청 서울시 예선에서 서울상고를 상대로 고교야구 두 번째 퍼펙트게임을 달성했으며, 1975년 5월22일 선린상고 사이드암 이길환(전 MBC 청룡)은 청룡기 서울시 예선 상문고전에서 퍼펙트게임을 기록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1975년 11월4일 유한공고 황기선(전 해태 타이거즈)은 성동고를 퍼펙트게임 제물로 삼았다. 가장 최근의 고교야구 퍼펙트게임은 2008년 8월1일 제6회 미추홀기 전국고교대회 16강전에서 구리인창고 김태훈이 부경고를 상대로 완성했다.
대학야구에선 딱 한 번 퍼펙트게임이 있었다. 한양대 정기혁이 주인공으로 1971년 6월1일 대학연맹전 1차리그 동국대전에서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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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LG 선발 에르난데스가 6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이 경기에서 LG는 통산 4번째 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뉴시스 |
실업야구에선 5차례 퍼펙트게임이 작성됐다. 1964년 9월23일 크라운맥주 고순선이 대통령배 실업연맹전 철도청전에서, 이틀 뒤인 9월25일 대한해운공사 김영덕(전 빙그레 이글스 감독)이 같은 대회 조흥은행전에서 나란히 퍼펙트게임을 만들었다. 이어 1971년 7월3일 제일은행 언더핸드 김병우가 전국선수권대회 예선 철도청전에서, 1972년 5월5일 상업은행 백창현이 실업야구 1차리그 철도청전에서 퍼펙트게임을 수립했다. 1975년 5월17일 한국전력 강속구 투수 강용수가 제25회 백호기대회 중앙대전에서 퍼펙트게임을 완성한 게 성인 야구에선 마지막이다.
2011년 9월17일 롯데 자이언츠 이용훈이 퓨처스리그 대전 한화전서 퍼펙트게임을 작성한 적이 있다.
한편 한국인 최초의 퍼펙트게임은 1950년 6월28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팔용(일본명 후지모토 히데오)이 니시닛폰(西日本·세이부 전신)을 상대로 수립했다. 이는 일본프로야구 최초의 퍼펙트게임이다. 부산 초량동에서 태어난 이팔용은 일본프로야구에서 통산 200승 87패,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한 전설적인 투수다.
daeho902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