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존재감은 여전히 뚜렷했다.
방망이는 침묵했지만, 수비는 투수 벌랜더를 살렸다.
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기록은 5타수 무안타로 타율 0.333(81타수 27안타)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6회말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상황은 이랬다.
6회말 샌프란시스코가 3-1로 앞선 상황. 선두타자 루이스 렝기포가 풀카운트 끝에 벌랜더의 10구째 패스트볼을 정타로 연결했다.
타구는 빠른 속도로 외야로 향했다.
그러자 이정후가 전광석화처럼 몸을 날려 그 타구를 낚아챘다.
안타 확률이 무려 0.870에 달하던 타구였다.

이정후의 ‘캐치’에 벌랜더는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감격했다.
이정후는 담담한 얼굴로 모자 끝을 만지며 화답했다.
이후 벌랜더는 트라웃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솔레르를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했다.
◇ 타석에서는 상대 호수비에 가로막혀
이정후는 이날 기쿠치 유세이를 상대로 1회 중견수 뜬공, 3회 1루 땅볼, 5회 삼진으로 물러났고, 7회에는 좌익수의 다이빙캐치에 막히며 아쉽게 안타 생산에 실패했다.
결국 호수비를 주고받은 셈.

8회에는 시속 163㎞로 날아간 강한 타구가 3루수 글러브에 걸려 직선타로 잡혔다.
한마디로 이정후에게 운이 따르지 않은 하루였다.
경기 후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정말 훌륭한 야구를 하고 있다.
잘 달리고, 점프도 잘하며, 수비도 잘한다.
방망이 능력도 뛰어나다”며 극찬했다.
벌랜더 역시 이정후의 수비 이후 흔들리지 않았다.
동료들의 호평도 이어진다.
“이정후는 아직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준 게 아니다”고 말한다.

이정후의 호수비에도, 팀은 4-1로 앞선 9회말, 마무리 라이언 워커가 4실점하며 4-5 역전패를 당했다.
벌랜더는 6이닝 2피안타 1실점 6탈삼진 호투를 펼쳤지만 시즌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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