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강원도를 벗어나면 피곤해진다.
강원FC와 춘천시는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개최를 놓고 대화 국면에 들어갔다.
21일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쟁점을 놓고 논의했다.
23일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첨예하게 대립하던 갈등은 수면 위로 가라앉고 있다.
강원 김병지 대표이사는 “춘천시가 개최 의사를 보인 걸 환영한다.
강원FC는 강원도민과 팬을 위해 춘천에서 ACL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춘천시를 비롯해 인근 시·군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강원 구단에 따르면 춘천시는 개최지원금 지급은 보조금 편성과 관련한 각종 심사, 시의회 추경 시기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홈 경기 개최를 위한 비용은 구단에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이사가 이미 비용 부담에 관해 열린 자세를 보인 만큼 최대 난제는 해결되는 분위기다.
앞서 강원과 춘천시는 ACLE 경기 개최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했다.
춘천시에서 갑작스러운 ACLE 개최에 난색을 보이자 김 대표이사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구단 입장을 밝혔다.
춘천시에서 곧바로 반박하자 강원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26년부터 K리그 경기를 춘천에서 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얘기해 춘천 내 여론이 악화했다.
갈등이 고조하는 듯했지만 원만한 협의를 기대할 상황이 됐다.
강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갈등이 있었지만 3차 협의를 하면 어느 정도 결론이 날 것 같다.
서로 양보하는 분위기 속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강원에서 홈 경기장을 춘천으로 결정해 AFC에 보고해도, 심사 과정이 필요하다.
AFC에서 요구하는 호텔과 훈련장 시설이 미비하면 강원도 내 개최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강원은 춘천 주변의 다른 지역 시설까지 포함해 AFC에 개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런 만큼 지금은 싸움이 아닌 원만한 협의가 필요하다.
강원도 내 개최가 불가능하면 선수단 피해가 심각해진다.
잔디 문제로 광주FC, 전북 현대 등이 홈 경기장으로 쓴 용인미르스타디움의 경우 클럽하우스가 있는 강릉에서 차로 약 2시간30분, 200㎞ 이상 이동해야 한다.
무더위로 체력 소모가 큰 8~9월 리그 스테이지가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면 악재다.
게다가 강원 선수단은 K리그1과 ACLE를 병행하는 데 이미 무리가 따른다.
상징성 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 진출했는데 정작 강원도 외 지역에서 경기가 열린다면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강원도와 구단 모두 막심한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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