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낮은 공을 누구보다 잘 치는 타자다.
SSG 한유섬(36)의 방망이가 여전히 무겁다.
자동볼판정시스템(ABS)이 ‘하향 조정’됐다.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삼진은 늘고, 장타도 줄었다.
한유섬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로우볼 히터’다.
어퍼스윙 기반으로 낮은 공을 끌어올려, 장타로 연결하는데 능하다.
주춤한다.
시즌 타율 0.230대, OPS(출루율+장타율)는 0.570대로 침묵한다.
득점 창출력(59.14)은 리그 전체 126위. 중심타자답지 않은 수치다.
올시즌 ABS 존이 살짝 낮아졌다.
존 하단이 약 1㎝ 하향 조정됐다.
체격이 큰 타자들, 특히 낮은 공에 강한 타자들에게 유리할 거라는 분석이 많았다.
키 191㎝의 한유섬은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로 꼽혔다.
실전은 정반대다.
4월까지 0.234, OPS는 0.576에 머문다.
지난시즌 4월 타율 0.270, OPS 0.956보다 저조하다.
삼진 비율도 27.2%에서 30%로 올랐다.

SSG 이숭용 감독은 이 간극을 ‘체감 스트라이크존’에서 찾는다.
“ABS 존이 낮아졌다곤 하지만, (한)유섬이처럼 테이크백 자세가 낮은 타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존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존이 더 넓게 느껴질 것이다.
지난해보다 심리적으로 더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SSG는 현재 팀 타율(0.231), 팀 OPS(0.623) 모두 리그 하위권이다.
‘주축 선수’ 최정이 빠져 있다.
4번을 맡고 있는 한유섬의 역할이 절실하다.
팀이 반등하기 위해선 한유섬의 부활이 필요하다.
이 감독도 “한유섬이 살아나야 한다.
타석에서 생각이 많은 것 같다.
‘편하게 하라’고 했다”며 “결국 본인이 풀어야 할 문제다.
ABS를 계속 신경 쓰면 안 된다”고 일침을 남겼다.
시즌은 아직 길다.
LG가 독주하고 있지만, 중위권 간 격차는 크지 않다.
한유섬이 자신만의 리듬을 되찾는다면 SSG도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
로우볼 히터의 진가는 결국 ‘마음의 스윙’에서 시작된다.
한유섬의 방망이가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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