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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에서는 한 번 휘두르면 몹(Mob)들의 간담이 서늘해지는 ‘장비빨’, 한 번 사용하면 시들시들하던 캐릭터가 단숨에 살아나는 ‘아이템빨’, 그리고 방어 효과나 공격 효과가 일정 시간 지속되는 ‘버프 효과’만 있으면 어지간한 초보자라도 남들 하는 만큼 중간은 할 수 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파티를 구성해서 묻어서 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하지만 같은 온라인 게임이라 하더라도 실시간 전략 게임이나 일인칭 슈팅 게임(FPS)에서는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같은 총을 들고 있더라도 0.01초의 차이로 학살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며,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는 키보드 한 번 잘못 눌렀다가 순식간에 역전 당하는 사례도 어렵잖게 찾아 볼 수 있다. 대검 하나만으로 승부를 겨룰 때는 그야말로 반사신경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이 반사신경에는 엄연히 개인차가 있어서, 아무리 연습해도 더 이상 향상이 불가능한 벽이 존재한다. 이런 게이머들은 프로 리그는 못 노릴지언정, 어느 정도는 이런 선천적인 요인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마련이다.
일부 게이머들은 맵핵(Map Hack)이나 스피드핵(Speed Hack)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사도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을 포기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게이밍 키보드나 마우스를 이용하면 된다.
▲ '마이크로소프트 사이드와인더 X4' 게임을 위한 게이밍 키보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시리즈를 통해 비행 시뮬레이션용 조이스틱이나 키보드, 마우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중에서 '사이드와인더 X4 키보드'는 여섯 개의 특수 버튼을 통해 복잡한 키보드 입력을 매크로(Macro)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점이 제품 자체의 특징이다. 이 제품은 상위 모델인 사이드와인더 X6에서 키패드(Keypad) 분리 기능 등 몇 가지 기능이 빠져 있지만 게임을 즐기는 데는 큰 무리가 없는 모델이다.
사이드와인더 X4의 외양은 검정색 바탕에 전형적인 PC용 106키 배열로, 볼륨 조절이나 트랙 전환 등 몇 가지를 제외하면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다만 키보드 왼쪽에 매크로를 위해 설정된 버튼 덕분에 여타 PC용 키보드보다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한다. 각종 펑션키나 특수키의 크기는 일반 키보다 작다. PC와의 접속에는 USB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며, 전원이 들어오면 붉은색 조명이 들어온다. 키보드 윗쪽의 밝기 조절 버튼을 누르면 밝기를 총 4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게임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이 조명을 아예 끌 수도 있다.
사이드와인더 X4를 PC와 연결하면 별도의 드라이버가 없어도 운영체제에서 이를 ‘휴먼 인터페이스 장치’로 자동으로 인식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 제품의 백미인 매크로 기능을 저버리는 행위. 실제로 USB 커넥터에도 미리 드라이버를 설치한 후 연결할 것을 환기하고 있다. 제품과 같이 제공되는 인텔리타입(IntelliType)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재부팅 한 다음 USB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전원과 함께 조명이 켜지며, 이는 4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매크로 버튼은 S1부터 S6까지 존재하며, 이 버튼에 기능을 부여하려면 미리 설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인텔리타입 소프트웨어의 설치가 끝났다면 바탕화면에 나타난 ‘Microsoft 키보드’ 아이콘을 더블클릭하거나, ‘키보드 속성’창에 새로 추가된 ‘키 설정’ 탭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나타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키보드 왼쪽의 매크로 버튼은 물론, 키보드 위쪽에 위치한 각종 버튼에도 매크로 설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게임 중 손이 닿는 곳에 위치하고 신속히 누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별도로 마련된 매크로 버튼 이외에는 달리 선택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게이머들에게 분명히 사랑 받을 설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키보드 왼쪽 아래에 위치한 ‘윈도우 키’ 설정이다. CTRL 키나 ALT 키를 누르려다 윈도우 키를 눌러서 튕겨 나가는 불상사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일부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윈도우 키가 없는 몇 년 전의 키보드를 찾거나, 그도 아니면 윈도우 키의 키 캡을 아예 뽑아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윈도우 키는 일상적인 작업에서는 분명 효력을 발휘한다. 설정 창을 이용하면 게임을 할 때만 윈도우 키를 무력화시킬 수 있어 편리하다.
▲ 각종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매크로 버튼. 총 6개가 제공된다.
매크로를 부여할 버튼을 선택한 다음 ‘매크로 지정/관리’ 버튼을 누르면 편집창이 나타난다. 이 곳에서 새로 만들 매크로의 이름을 기억하기 쉬운 것으로 설정한 다음, 창 오른쪽의 빈 공간에 원하는 키 조합을 입력하고 저장하면 된다. ALT키나 화살표 키 등은 직접 입력이 불가능하므로 특수 키 목록에서 원하는 키를 선택해 삽입한다.
입력창에서 인식하는 동작은 한 번 누르기, 계속 누르기 등 두 가지 타입이며, 키를 연속 입력하는 시간을 10ms 간격으로 늘릴 수 있다. 저장하고 나오면 그 순간부터 설정이 적용되며, 보다 정확한 설정이 필요하다면 해당 게임을 먼저 띄워 놓은 다음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최적의 설정을 찾아야 한다.
▲ 키 하나 하나의 동작을 세밀하게 지정할 수 있다.
이렇게 설정한 프리셋(Preset)은 총 3개까지 지원되며, 키보드 왼쪽 위의 전환 버튼을 눌러 원하는 프리셋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여기에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지정하면 해당 프로그램당 다시 세 개의 프리셋을 지정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거의 무한대의 설정이 가능하다. 여섯 개의 매크로 버튼에 세 개의 프리셋을 이용해 총 18개의 키 조합이 가능하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일인칭 슈팅 게임 이외에 사이드와인더 X4가 빛을 발하는 장르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리듬 액션 게임들이다. 이 게임들은 대부분 정해진 영역에 떨어지는 음표를 받아내는(해당된 키를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난이도가 높은 곡들은 마치 타이핑을 하듯 키보드를 두드려 대야 한다.
또한 적으면 2개, 심할 경우 다섯 개 이상의 키를 동시에 누를 것을 요구한다. 1~2만원대의 저가형 키보드들은 반응 속도는 물론이고, 동시 입력 가능한 키의 개수에 한계가 있어서 이러한 동작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최대 26개의 키를 동시에 입력 가능하며, 실제로 키보드에 열 손가락을 모두 얹고 동시에 입력할 경우에도 누락 없이 100% 입력된다.
▲ 프리셋 전환 버튼으로 원하는 프리셋을 선택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이드와인더 X4' 키보드는 키보드 본연의 기능인 입력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키감에서는 호오가 분명히 갈린다. 게임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키보드를 격하게 다루며, 이를 의식해서인지 키를 누르고 뗄 때의 탄성이나 반발력이 여타 키보드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다. 키가 와 닿는 바닥도 조금 얕은 편이다.
때문에 이 키보드를 문서 작성 등의 용도로 장시간 사용하면 손이 피로해진다. 사실상 이 제품의 입력 기능은 게임의 로그인이나 간단한 채팅 용도를 위해 존재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업무와 게임을 한 PC에서 처리하고자 한다면 이 제품과는 별도로 업무용 키보드를 하나 더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손목 받침대의 경사는 사용하는 자세에 따라 느낌이 사뭇 달라진다.
사이드와인더 X4는 키패드 탈착 기능으로 화제를 모았던 사이드와인더 X6에서 해당 기능을 빼고 좀더 기본기에 충실한 보급형 제품이다. 7만원 중반대에 판매되는 만큼 주저 없이 구입하는 데는 무리가 있겠지만,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운 매크로 기능이나 빠른 입력 속도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요소다.
최근 출시를 앞두고 점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2'의 마린이나 질럿, 저글링 등을 뽑겠다고 키보드를 더듬더듬 누르다가 낭패를 보았다면 심각하게 구매를 고려해 볼 만 하다. 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 제품에 제공되는 3년간의 무상 보증이 있으므로 영수증만 잘 챙겨 두면 만약의 경우에도 안심이다.
▲ 게이머라면 한 번쯤 질러 볼 만한 아이템, 그런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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