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차이나조이, 국제행사 답게 변화된 모습 반갑다

지난 2014년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중국 상해의 신 국제 박람회장에서는 중국을 대표하는 게임 이벤트인 '차이나조이 2014'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전 세계 30개 국 500개 기업이 총 700개가 넘는 게임들을 선보였으며, 일반 관람 행사 외에도 비즈니스 미팅 행사와 컨퍼런스 등 다양한 연계 행사 및 부대 행사들이 진행됐다.

이번 '차이나조이 2014' 행사를 돌아보며 가장 먼저 들은 생각은 바로 "드디어 '차이나조이'와 중국 게임이 국제 행사에 걸맞은 모습을 갖췄다"였다.

사실 그동안은 '차이나조이'는 이름만 국제 행사였을 뿐 행사장 곳곳은 안타까움을 느끼던 행사일 뿐이었다. 동선은 불친절했고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행사장에 들어서서 구경거리를 찾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국제 행사라면서 각 행사장은 물론 등록대에서 영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도 어려웠고, 사람이 많아질 듯 싶으면 에어컨을 꺼서 추가 입장을 막는 일도 있었다.

참가한 업체들도 의욕적인 모습 보다는 등떠밀려 나온다는 느낌을 느끼게 했었으며, 행사장에 선보인 게임들 중 상당수가 해외의 인기 콘텐츠를 그대로 들고 나와 자체 개발이라고 우겼던 것이 5년 전의 '차이나조이'의 모습이었다. 때문에 '차이나조이'는 해외 취재를 떠나는 기자들에게도 기피 행사 중 하나였던 것이 사실이다.

▲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상해 신 국제 박람회장 입구 전경

하지만 2~3년 전부터 주최측은 국제 행사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끊임없이 말해왔으며, 이후 2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자신들이 했던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결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차이나조이 2014'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규모로 치러졌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방문객들에게 보여주었다.

행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표적인 퍼블리셔들이 기대를 모으는 신작 게임과 자사의 대표 게임들의 시연대를 선보인 전시 구역과, 세계 각국의 업체들이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한 비즈니스 구역은 편의성을 고려한 형태로 방문객을 맞이했다.

또한 드디어 출시되는 비디오게임을 위해 별도의 행사 'ACH(NEXT GEN ARCADE, CONSOLE, HOME ENTERTAINMENT EXPO) 2014'가 마련됐으며, 만화 및 애니메이션 관련구역은 'CAWAE(COMIC & ANIMATION WORLD AMAZING EXPO) 2014'라는 부대행사로 격상됐다. 이들 행사들을 분리해 별도 관을 둔 덕분에 방문객들은 목적에 맞게 중앙 광장을 통해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 비디오게임 위주로 진행된 별도 행사 'ACH 2014'

행사가 많아진 만큼 행사장의 크기도 더 넓어졌다. 그동안 총 5개관 정도를 사용하던 기존 행사와 달리 이번 행사에서는 총 7개관을 사용해 부스를 구성했으며, 행사장 주변의 호텔에서도 컨퍼런스 행사나 별도의 이벤트가 활발히 진행됐다.

행사장 곳곳에는 지난해보다도 더 쾌적함을 추구하려는 주최측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전시구역에서는 각 부스마다의 간격이 조금 더 넓어지고 사람들이 몰릴 법한 유명 부스들 주변에는 한 부스 정도씩 비워 방문객들의 이동을 원활하게 유도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그 동안 부족했던 편의점이나 카페 등 편의 시설이 설치됐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규모 충전 부스들도 준비해 놓았던 점 역시 눈에 띄었다.

행사의 높아진 위상만큼이나 몰려드는 사람의 수 역시 급격히 늘어나 이런 준비에 대한 효과가 조금은 반감되기는 했지만, 방문객 수가 일정 수 이상 늘어났을 때 입장을 막고 퇴장을 유도하기 위해 에어컨을 끄던 수년 전의 불친절한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은 분명 수년의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비즈니스 구역 역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우선 행사장의 모습을 보면 참가 업체가 늘어나 사용관 수가 2개관으로 늘어나면서 조금씩 부스 사이의 복도가 넓어졌으며, 공기 순환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고민의 흔적이 느껴졌다.

이 외에도 각 업체들은 각 관의 주제에 맞춰 각 구역의 주요 방문객들의 관심에 맞춘 전시품들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e스포츠에 대한 높아지는 관심을 반영한 다수의 관련 게임들과 대형 TV에 연결해 게임과 영상 등을 즐기는 홈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갖춘 새로운 기기들이 이에 해당한다.

▲ 대형 화면에서 게임 즐기는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

비즈니스 구역에서는 그동안 무차별적으로 국내, 외 콘텐츠를 무단 도용해오던 기존의 모습 대신, 지적 재산권에 신경을 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는 최근 중국의 대형 업체들이 자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무단으로 사용한 기업에 제제 조치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중국 정부 역시 이런 지적 재산권 이슈에 대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촉발된 현상이다.

물론 이런 추세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콘텐츠를 도용해 제작한 게임을 들고 나온 업체들과 알게 모르게 일러스트레이션을 몰래 들고 와서 어설프게 고쳐서 사용하는 업체, 그냥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은 업체들도 있었지만 분명히 그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어 있었다.

이런 모습을 갖춘 '차이나조이 2014'는 우리에게 중국 정부와 각 기업들이 그 간의 오명을 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줬다.

물론 2년 정도의 변화를 장기적인 발전의 가능성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의 게임 산업이 점차 세계 수준에 발맞춰가고, '차이나조이'라는 게임쇼가 국제 게임쇼라는 이름에 걸맞은 내실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 게임 업계에 있어 반가워해야 할 일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