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를 위한 게이밍 PC 구성 \'극과 극\'

흔히들 게임을 위한 ‘게이밍 PC’ 라면 최신 3D 게임들을 위한, 최고 사양의 PC를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말이 언제나 최신 대작 3D 게임들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는 다양한 컨셉의 수많은 즐길 만한 게임이 있다. 그리고 게임의 특징과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컨셉의 게이밍 PC가 필요하기 마련이며, 같은 시스템이라도 즐기는 게임에 따라 그 효용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흔히 게이밍 PC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국민 사양’은 다양한 게임에서 부족함 없는 성능을 보이지만, 이것이 언제나 정답이 되지는 않는다. 즐기고자 하는 게임의 특성이나 지출 가능한 예산의 차이, 그리고 시스템 구성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등이 사용자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취향에 따른 시스템 구성에서는 흔히 ‘극과 극’ 컨셉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인 게이밍 PC를 위한 권장 사양으로 ‘코어 i5’ 프로세서가 추천되고, 코어 i3는 아쉬움으로, 코어 i7은 과분함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때로는 이런 평가가 뒤집히기도 한다. 주어진 예산과 게임의 특성, 그리고 독특한 시스템 구성 컨셉에 따라 프로세서와 플랫폼의 선택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이 때도 프로세서와 플랫폼의 선택에 따른 시스템 구성의 밸런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코어 i3 기반 게이밍 PC의 테마는 비용 효율 극대화.

출시된 지 다소 시간이 지난 게임 등 멀티쓰레드 활용 효율이 떨어지는 게임을 주로 즐기거나 한다면 2코어 4쓰레드 구성에 높은 동작 속도를 가지는 코어 i3 프로세서도 훌륭한 선택이다. 물론 현재 4세대 코어 프로세서 라인업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코어 i5 프로세서가 코어 i3 프로세서보다 좋은 성능을 보이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의 효율을 생각하면 양 프로세서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보이는 상황에서는  가격이 절반 정도인 코어 i3 프로세서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코어 i3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메인보드도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갖춘 저렴한 모델을 갖추고, 적당한 수준의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갖추고, 남은 예산을 그래픽카드에 집중하는 것도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많은 게임에서 코어 i5 프로세서와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조합보다 코어 i3 프로세서와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카드의 조합이 훨씬 만족스러운 조합이 된다. 단, 게이밍 성능은 그래픽카드만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래픽카드에 너무 집중하면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저렴하게 만족스러운 성능을 얻을 수 있는 게이밍 PC에 추천할 만한 프로세서는 코어 i3-4160 을 꼽을 수 있다. 상위 모델인 i3-4360, 4370과 비교할 때 동작 속도와 LLC가 조금 떨어지지만 이로 인한 성능 차이는 가격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B85 칩셋을 이용한 기본형 메인보드에 메모리 8GB,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750, 750Ti 정도를 갖춘다면 대부분의 게임에 큰 아쉬움 없이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성능이 된다.

그래픽카드의 선택은 너무 과하지 않은 수준으로 하는 게 좋으며, 최대 상한선은 지포스 GTX960 정도로 잡는 것을 추천한다. 이 이상으로 가는 경우 케이스와 파워 서플라이에서의 추가 지출과 함께, 이 정도의 그래픽 성능이 필요한 게임들에서 프로세서의 성능의 아쉬움이 먼저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약간의 비용 여유가 더 있다면 최근 가격이 많이 낮아진 SSD의 사용도 추천할 만 한데, 게임 뿐 아니라 PC 사용 전반에서 만족도를 크게 높여줄 수 있는 선택이다.

▲ 최고 성능의 게이밍 PC는 코어 i7 프로세서가 기본

게이밍 시스템에서 코어 i7 프로세서의 선택은 최신 게임을 최고의 성능으로 즐기기 위한 포석이 된다. 플래그십급 그래픽카드와의 조합으로 초고해상도의 게이밍을 즐김에 있어 프로세서의 처리 성능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에서 코어 i7 제품군은 기능과 성능 모두에서 하위 제품군과 비교해 우위에 있으며, 4코어 8쓰레드 구성에 높은 동작 속도는 게임의 특성에 관계없이 어떤 게임에서도 성능 우위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

4세대 코어 i7 프로세서 제품군에서 현재 가장 추천할 만한 제품으로는 오버클록킹 유무에 관계없이 코어 i7-4790K 제품을 꼽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는 오버클록킹이 지원되는 제품군이지만, 이전 세대와 다르게 오버클록킹이 아니라도 i7-4790 프로세서와 차별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기본 동작 속도가 4790 대비 0.4GHz 높은 것으로, 오버클록킹을 하지 않더라도 기본 동작 속도 4GHz는 분명한 성능적 우위를 제공하고, 오버클록킹을 통한 추가 성능 향상까지 가능하다.

메인보드는 오버클록킹 여부나 그래픽카드의 구성 방법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데, 단일 그래픽카드에 오버클록킹 없이 사용한다면 저렴하면서도 기본 기능이 충실한 B85 칩셋 기반 메인보드로도 충분하지만, 오버클록킹이나 다중 그래픽카드 구성을 생각한다면 Z97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들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Z97 메인보드는 M.2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최신 기술들을 지원해, 시스템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사용하는 해상도와 목표 성능에 따라 구성하면 되는데, FHD 급의 게이밍이라면 지포스 GTX960 정도면 대부분 만족스러운 성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이상의 해상도라면 GTX970 혹은 980 급의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선택하거나, 이들 그래픽카드의 듀얼 구성으로 성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여기에 8GB 이상의 메모리와 고용량, 고성능의 SSD 등을 갖추면 향후 2~3년 간은 큰 업그레이드 없이 만족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끝판왕’은 성격도 예민해서 잘 알고 써야 가치가 극대화된다.

게이밍 PC로 고를 수 있는 ‘끝판왕’ 으로는 코어 i7-5800, 5900 시리즈의 하이엔드 데스크톱 프로세서 제품군이 있다. 제온 E5 시리즈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이 프로세서는 6코어 이상의 구성과 쿼드 채널 DDR4 메모리 등으로 확실한 성능 차이를 보이지만, 그 만큼 플랫폼 구성에 비용적인 부담이 크다. DDR4 메모리는 아직 상대적으로 고가이며, 하이엔드 플랫폼 답게 프로세서와 메인보드의 가격대도 높다. 하지만 더 많은 코어 수와 하이엔드에 걸맞는 PCIe 확장성을 가지고 있어, 다중 그래픽카드 구성 등에서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하이엔드 데스크톱 프로세서 시리즈가 언제나 코어 i7 프로세서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코어 i7-5820 프로세서는 기본 동작 속도가 최대 3.6GHz 정도로 코어 i7-4790K보다 낮으며, 6코어를 다 쓰지 않는다면 게이밍 성능은 큰 차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동작 속도가 높은 4코어 프로세서가 게임에서는 폭넓게 뛰어난 성능을 얻을 수 있는 구성이기도 하며, 6코어 이상은 일부 최신 게임 특화 구성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래픽 카드 구성의 ‘끝판왕’이라면 역시 다중 그래픽 카드 구성이지만, 이 또한 주의할 점이 있다. 현재의 다중 그래픽카드 구성에서는 그래픽카드별로 장착된 메모리들이 모두 따로 동작하므로 텍스처 메모리를 많이 사용하는 게임에서는 이로 인한 한계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게임에 따라 다중 그래픽카드의 효용성도 차이가 나며, 메인보드와 파워 서플라이 등도 이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하는 등 구성과 사용에 까다로운 점들이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플래그십급 카드 이외에는 다중 카드 구성의 효용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한편 게이밍 PC라면 PC 성능 이외에도 입출력 장치들에도 신경쓰는 쪽이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다. 게임을 위한 높은 화면주사율을 지원하는 모니터나 고해상도 모니터는 게이밍 PC의 성능을 제대로 누릴 수 있게 해 높은 만족감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격렬한 게이밍에 대응할 수 있는 키보드, 마우스 및 게이밍 컨트롤러는 당장 게임에서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