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보유한 세계 최대 가속기인 강입자가속기 LHC(Large Hadron Collider)는 2년에 걸친 점검 기간을 마치고 가동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지난 4월 29일(현지시간) 긴급 정지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 첨단 장비를 멈추게 한 원인은 몰래 들어온 족제비가 전력 케이블을 갉아 버려 단락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LHC는 지난 2012년 발견한 힉스입자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준비 중이었다. 연구팀은 최근 연구 데이터에서 힉스입자 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입자가 LHC를 통해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왔다. 만일 미지의 입자 존재가 확인된다면 양자역학의 상식을 크게 바꿀 사건이 될 지도 모른다는 것.
이를 위해 준비를 하던 차에 LHC가 갑자기 전체 시스템이 종료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27km에 달하는 전체 길이를 점검한 결과 족제비가 전력 케이블을 갉아 먹고 감전사한 걸 발견한 것이다.
CERN 측은 케이블 수리에 2∼3일이 걸리지만 케이블 뿐 아니라 시설 내 어딘가에 이번 단락 사고 영향으로 고장이 난 곳이 있는지 확인하고 장비를 교체하는 데 5월 중순까지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LHC는 지난 2009년에도 근처에 있던 새가 다리로 잡고 있던 빵을 떨어뜨려 단락 사고를 겪은 바 있다. 비슷한 예로 지난 2006년에는 미국에 위치한 페르미 가속기 연구소에서 너구리가 시스템을 다운시킨 사례도 있다.
가속기 같은 광대한 시설은 시골에 건설되기 때문에 가끔씩 이런 작은 동물이 침투하는 일이 벌어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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