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오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는 '게임 과몰입과 게임문화: 게임 이용자 패널연구'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 강원대학교, 아주대학교, 서울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한국리서치가 공동 주최한 '게임과몰입과 게임문화 : 게임이용자 패널연구 심포지엄'은 약 2년 동안 2,000여명의 청소년과 부모를 심층 분석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게임 과몰입 현상을 의학적 관점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분석하고, 우리 게임문화를 돌아보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마련되었다.

이날 행사의 발표자로는 건국대 문화콘텐츠 학과 정의준 교수, 아주대 문화콘텐츠 학과 장예빛 교수, 강원대 영상문화학과 유승호 교수, 중앙대학교병원 게임과몰입힐링센터 한덕현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 등이 참여했다.

건국대 정의준 교수는 "이번 행사는 청소년을 포함, 디지털 세대가 즐기는 주요 여가이자 문화인 게임에 대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며 게임 과몰입과 우리의 게임문화 현실을 돌아보고, 건강한 게임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 게임 과몰입과 게임문화: 게임 이용자 패널 연구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게임 과몰입의 원인, 자녀의 게임 과몰입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 게임 이용시간의 장기적 추이와 영향, 게임 이용자의 생물학적 반응에 관한 논의, ADHD와 게임 과몰입군의 뇌발달 특성 등 총 5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건국대학교 정의준 교수가 '무엇이 우리 아이를 게임 과몰입으로 이끄는가?'라는 주제로 게임 과몰입의 이론적 배경과 게임 과몰입이 어떠한 요인에서 기인하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정 교수는 "조사에 따르면 게임 과몰입에 있어 병리적 관점에서 중심에 있는 '게임을 얼마나 즐겼나'에 대한 부분 보다는 인지적 관점에서 논점으로 보고 있는 '자기 통제력'이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며, 그 원인에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며 "부모의 과잉 간섭이 학업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인 반면에 부모와의 대화가 학업 스트레스를 낮추는 요인에 해당한다. 병리적 관점에서 그 이유로 보고 있는 '게임 이용시간'의 경우 영향을 가장 크게 주는 요인은 또래문화이며, 스트레스가 높다고 게임이용시간이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스트레스가 높고 자기 통제 능력이 취약한 청소년들에게서 게임과몰입의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며, 스트레스와 자기통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다름 아닌 '부모'라는 점도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내용이었음이 함께 발표됐다.

▲ 정의준 교수가 '무엇이 우리 아이를 게임 과몰입으로 이끄는가?'에 대해 발표했다.

▲ 게임 과몰입의 가장 큰 영향 요인으로 '자기 통제력'이 꼽혔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아주대학교 장예빛 교수가 '자녀의 게임과몰입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부모의 양육태도와 심리상태가 자녀의 자기통제 및 스트레스에 주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장 교수는 자녀에 대한 애정표현이나 사려 깊은 보살핌,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으며, 부모 본인의 행복감이나, 자기 통제력,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 등을 통해 보다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자녀에 대한 부모의 '과잉 기대'나 자녀를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부모가 결정권을 쥐려고 하는 '과잉 간섭', 그리고 자신을 게임을 즐기면서 자녀에게만 즐기지 못하게 하는 '비 일관성'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부모 본인의 고독과 불안 역시 자녀의 스트레스를 높이는 변인으로 볼 수 있음을 지적했다.

강원대학교 유승호 교수가 조사한 '게임이용 시간의 장기적 추이와 영향' 에서는 건전한 게임문화를 향유하는 게임 마니아층의 특징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 파트에서는 1년 간 하루 2시간 이상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몰입 대상군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게임 과몰입 상태 유무를 떠나 스트레스의 변화는 크게 없었으며, 2시간 이상 게임을 즐긴다고 중독 병리 이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모두 병리적 현상으로 전환되지 않았음이 공개됐다.

▲ 장예빛 교수가 '자녀의 게임 과몰입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 자녀의 학업 스트레스를 낮추는데 부모의 노력이 필수라 밝혔다.

▲ 매일 두 시간 이상 게임 노출이 병리적 현상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님이 언급됐다.

중앙대학교병원 한덕현 교수는 '게임 이용자의 생물학적 반응에 대한 논의'라는 주제로 그간 게임을 주제로 다뤘던 임상의학의 연구 흐름과 최신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한 교수는 먼저 그간 게임 과몰입 현상에 대한 연구에 있어 결론을 미리 내어놓고 이에 맞춰 내용을 맞추는 연구는 많았으나, 중립적 현상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고 아쉬워하며, 이에 대한 이유로 게임 유저 층의 좁은 범위와 온라인과 관련된 활동의 다양성, 다른 문화적 콘텐츠와의 융합분야, 동물 연구와의 연계성, 공존질환과의 연계성 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이어 "뇌의 게임 반응을 정리해보면 인터넷 게임 과몰입은 전두엽이나 측두엽에 취약성이 있는 환자에 있어서 비 균형적 뇌 활성화에 의해 '충동 조절의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생각되며, 게임 자체는 활성화물로, 이것을 뇌의 어떤 부위 자극에 이용할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게임의 긍정적 사용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이 주로 우측 뇌를 자극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배측전두엽으로부터 측두엽의 연결성을 증가시키는 게임의 작용은 '정상인'에서 주의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게임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또한 배측 전두엽부터 섬피질 부위의 연결성을 증가시키는 게임의 작용은 기분을 활발하게 만들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 한덕현 교수는 임상의학의 연구 흐름과 최신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 게임의 뇌자극이 프로게이머와 게임 과몰입 환자에 전혀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김붕년 교수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IGD(게임 과몰입군)의 뇌발달 특성'이라는 주제로 ADHD와 MDD(우울증) 환자 등 게임 과몰입에 취약한 공존 질환군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병원에 오는 청소년 중 70%는 게임 과몰입과 ADHD를 같이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ADHD가 게임 과몰입을 유발하거나 반대로 게임 과몰입이 ADHD를 유발시키는지에 대해서느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두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해 게임 과몰입군과 완전한 ADHD, 그리고 2개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에 대해 조사했음을 알렸다.

조사에 따르면 세가지 군 모두 뇌의 특정 부위의 연결성이 떨어져 동시에 작업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순수 ADHD군의 경우 여러 기관을 연결하는 '롱트랙'이 줄어들었지만, ADHD와 게임 과몰입을 동시에 가진 청소년의 경우 반대로 '롱트랙'이 이전 조사에 비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뇌피질이 줄었거나 '롱트랙'이 늘거나 줄었다는 현상은 있지만 이를 '게임'이 좋고 나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없다. 그 이유는 단기적인 연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신경심리검사와의 연관성, 주요 심리사회적 변인과의 연관성, 우울/고립감 등 다른 위혐요인과 뇌 영상 등에 대해 추가 분석 예정"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서 발표자들은 "이번 조사가 기간이 단기적인 조사이며 특정 상황에 대한 조사일 뿐 결코 게임 과몰입의 원인이나 게임의 유해성을 증명할 수 없기에 조사 결과 그대로를 이해해주기 바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의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 중립적인 데이터가 더 많이 쌓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김붕년 교수는 게임 과몰입에 취약한 공존 질환군에 대해 발표했다.

▲ 게임 과몰입, ADHD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 추후 보다 다양한 연관성을 검증할 추가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